한마디로 독특한 공연이다. 뮤지컬이라고 하기엔 노래로 극을 끌어가지 않고, 연극이라고 하기엔 음악적 요소가 너무나 창조적이고, 댄스컬이라고 하기엔 그들의 연기와 노래가 훌륭하다.
익숙하나 멀게만 느껴지는 소트라테스, 플라톤, 칸트, 다윈, 프로이드, 샤르트르... 등의 이름을 업고 그들이 펼치는 연극은 언어의 놀이일 수도 있겠다. 뮤지컬이라기엔 연극적 요소가 지극히 강하며, 사이사이 보여주는 뮤지컬적 요소는 단순 무대 공연의 느낌이 강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공연엔 뭔가 다른 게 있다. 그게 뭔지도 잡아내지는 못하겠지만... 그것은 어쩌면 배우들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부제가「달리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 말이 맞나 보다.
나오는 사람은 단 7명. 그들은 시종일관 뛰고 달리고, 춤추고 노래하고.. 말그대로 혼신을 다한 무대를 보여준다. 모두가 주연이고 조연이었던 7명의 배우들은 한순간도 쉼없이 무대를 누빈다. 빠른 화면전개, 소품을 이용한 무대 전환, 무대뒤에서도 목소리로 연기하는 그들. 7명이 이뤄내는 무대는 연극, 춤, 탭댄스, 타악연기... 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내고 있었다. 땀이 물처럼 흘러도, 숨이 턱에 차도, 다음 씬에 또다른 보조출연으로 호흡을 맞추어내는 그들. 한치의 오차도 있으면 곧바로 모든 게 흐트러져 버릴 순간들의 연속임에도 그들은 서로서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딱딱 맞아 들어가는 순간의 긴장감. 그건 그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연습으로 서로들에게 익숙해졌는가를 알게 해주었다. 어쩌면 그렇게들 한올의 호흡도 흐트러지지 않는 것일까. 격렬한 무대가 끝나고 이어지는 대사에도 한점의 호흡자락도 내보이지 않는 그 완벽함에 순간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순간을, 어떻게 연습을 한 것이기에... 귀에 익은 이름도, 눈에 익은 얼굴도 아니었지만 그들을 당분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초반부, 다소 겉도는 대사들과 연극적 요소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게 아쉬웠지만, 첫 곡의 강렬함에 대비되는 그 정적인 무대가 너무 조용하다고 느껴지는 것을 견디는 데 꽤나 시간이 걸리지만.... 곧바로 그들의 움직임에 시선을 빼앗겼다. 1:6의 댄스라고 하던가? 암튼, 한 사람을 두고 다른 여섯의 배우가 돌아가면서 날리는 대사가 기막힌 웃음을 선사했다. 객석을 무대 삼아, 관객을 동료 삼아 펼치는 연기는 색다른 즐거움임에 틀림없었다. 흘려들으면 무슨 소린지 모를 수도 있는 작은 단어들을 속사포처럼 내뱉기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지나치게 신파조로 흐르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으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하는 그들을 보고 있으면서 참 즐거웠다. 윌리엄 워즈워드, 양인자, 유재하, 알프레드 디 수자...등의 시 혹은 노래 가사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대목은 압권이다. 생각의 기발함, 아이디어의 충돌, 상상력이 현실화되는 것을 보는 것은 아주 큰 즐거움이었다.
정말 정말... 독특한 공연이다...
우원호, 이병권, 황종호, 강인원, 조용수, 육동욱, 신선호.
잊지 말아야지!!!!
ps.1 제 블로그에 쓴 글을 옮겨온 것이라 어투가 거슬리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꾸벅~
ps. 2 배우분들, 수고 하셨어요.
좋은 공연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일본 가셔서도 멋진 공연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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